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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을 디깅하다

강남취창업허브센터 CASE STUDY 21기 서비스 기획편 [23/12]

by 김소울 2024. 1. 8.

지난 12월 7일 목요일부터 21일 목요일까지 총 7회 차로 진행된 CASE STUDY 21기 서비스 기획 편에 참여했다. 서비스 기획자에 관심은 있었지만, 대학원 학기 +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이드 프로젝트 마무리로 인해 큰 활동을 하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쉬웠다. 총 7회(약 20시간)로 구성된 CASE STUDY 21기 서비스 기획편의 멘토는 현대홈쇼핑에서 CX 서비스 기획을 담당하고 계신 강승훈 님이었다. 일전에 승훈 님의 '서비스 기획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책의 존재를 알고 있었는데, 마침 강의 멘토가 승훈님이라는 것을 보고 바로 신청하게 됐고, 결과적으로 많은 것을 배운 수업이었다.

 

 

강의 내용은 예비 서비스 기획자를 위한 A to Z를 담고 있다. 서비스 기획 직군의 인재상, 자신의 경험을 SBI로 쪼개기 등 취업 준비생을 위한 기초 준비부터 시작하여, 서비스 기획자라면 알아야 할 IT 비즈니스의 이해, 린 캔버스, 애자일-워터폴, IA 정보구조도 등의 기획자의 문서에 대해서 다룬다. 그리고 후반부에는 기획자가 하는 데이터 분석의 업무, 가설 설정 및 검증, CS와 CX의 차이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다음은 강의 내용 중 흥미로웠던 몇 가지를 공유한다.

 

 


1. 구조화 사고는 필수

배경지식이 없더라도 문제를 시각화하고, 원인을 빠르게 파악하는 것

 

승훈 님은 서비스 기획자가 갖추어야 할 필수 역량 TOP3안에 들 정도라면서 '구조화 사고'의 필요성을 강조하셨다. 어떠한 문제가 있다면 그의 원인, 현상, 결과를 겹치지 않지만 모두 포괄하게 정리하는 역량이 필요하다. 이건 특히 도형으로 시각화하는 것이 좋은데,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이러한 구조화사고는 MECE와도 관련 있는데, 이는 빠지는 내용 없이/중복 없이 내용을 정리하는 Mutually Exclusive Collectively Exhaustive를 이야기한다. MECE는 상호배타적이면서 전체를 다 설명 가능한 것으로, 다르게 말하면 기준을 적용해서 전체를 부분으로 나누고 정리하는 것이다.

 

논리적 사고, 근거 기반 의사결정을 좋아하는 편이라서 구조화 사고를 기르는 것이 서비스 기획자에게 중요하다는 점이 꽤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더 잘하게 된다면 이보다 좋을 순 없다. 그래서 추천받은 [바바라 민토의 논리의 기술]을 조만간 읽어볼 예정이다.

 

2. 기획자의 유형은 크게 4가지

(1) 비즈니스 관점이 뛰어난 유형
(2) 데이터를 잘 다루는 유형
(3) 개발 역량을 지닌 유형
(4) 사용자 중심, UX/UI를 잘 다루는 유형

 

기획자라고 해서 모든 일을 잘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내가 어떤 면에서 경쟁력 있는 기획자가 될지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로, '메타인지'가 뛰어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못하는지 알아야 내가 어떤 점을 내세우는 기획자가 될 것이고, 부족한 점은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지 고민이 이어진다. 나는 어떤 기획자가 되고 싶은지 물어본다면, 데이터를 잘 다루는 기획자가 되고 싶다. 물론 심리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사용자 중심의 기획자(UX/UI를 잘 다루는)로 포지셔닝을 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내가 중점을 두고 싶은 것은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이다.

 

평소 의견을 제시할 때 신뢰할 만한 근거를 기반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고, 내가 설득 당하는 지점도 '합당한 근거'이다. 인간의 행동은 데이터로 설명이 불가능한 영역이 분명 존재하지만, 대체로 데이터는 우리에게 거짓말을 안 한다. 중요한 것은 데이터를 '잘 다루는 것'이며 이는 데이터를 '잘 해석하는 일'이다. 나는 데이터를 올바르게 해석해서 나의 서비스에 적용할 줄 아는 기획자가 되기를 지향한다.

 

3. 린 캔버스와 비즈니스 캔버스의 차이

린(Lean) = 사업을 전개하는 데 가설 설정, 실험, 검증 기반으로 빠르게 사업에 대한 유효성을 평가하며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방식
린 캔버스 = 초기 기업에 더 특화된 설계, 아이디어를 신속하게 검증 및 구체화하는 수단

 

서비스 기획자는 좋은 서비스를 만드는 것도 필요하지만, 결국 돈을 벌어야 한다. 그렇기에 전략과 계획을 구분하고, 전략을 우선적으로 세워야 하는데 전략이란 우리 제품이 나아갈 방향성을, 계획은 장기적 관점에서 로드맵을 월 혹은 주 단위로 짜는 것을 이야기한다.

 

승훈 님은 서비스 기획자라면, 고객의 문제를 반드시 재정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가 고객의 니즈에 근접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의미인데, 고객의 문제를 찾아내려면 '사람들이 어떤 문제를 경험하고 있고, 어떤 대안을 생각하고 있으며, 그 대안이 있어도 왜 불편함을 경험하고 있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었다.

 

4. 가정을 가설로 바꿀 줄 알아야 함

가정 = 우리가 고객, 시장에 대해 가진 추측
가설 = 반증 가능한 것, 실험으로 검증할 수 있는 것

 

스타트업은 여러 가정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서비스 기획자는 위험성이 가장 큰 가정부터 순서대로 반증 가능한 가설로 만들고 이를 실험을 통해 측정하고 검증해야 한다. 가정은 단순히 생각해보는 것으로 예를 들어 '에이블리 셀러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서비스는 무엇인가?','셀러 마켓을 홍보해주는 것이 실제 셀러들의 잔존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까?'와 같은 것이다.

 

가정을 가설로 바꾸는 것은 실험을 통해 검증 가능한 것으로 바꾸는 것이다. '셀러들의 마켓을 A 방법으로 홍보해 줄 경우, 해당 셀러들의 잔존률이 15% 이상 증가할 것이다.'처럼 기각과 채택이 가능할 정도로 구체적인 것을 의미한다. 서비스 기획자는 지속적으로 더 좋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고 이를 수정하면서 돈을 벌어들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시장이나 고객에 대해 예측하고 자신이 예측한 것이 맞는지 실험을 통해 명확히 밝혀내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승훈님의 설명이었다. 문득 가설을 잘 세우는 능력을 대학원에서 잘 함양한다면 서비스 기획자가 되는 데 큰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든 부분이었다.

 

 


CASE STUDY 21기 서비스 기획 편, 후기

서비스 기획자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도 맞지만, 돈을 버는 사람이라는 점을 솔직하게 짚어줘서 좋았다. 그리고 좋은 서비스를 기획하는 것은 결국 고객의 문제를 나의 방식대로 정의하는 것이고, 가설을 세우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검증하는 과정이 모여 좋은 서비스의 지속을 이끌어 나간다는 점도 서비스 기획의 매력 중의 하나인 것 같다. 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이 '어떤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라고 생각한다. 해결하고 싶은 것이 없는 서비스/제품은 아무나 만들 수 있는 소비재가 되어버리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만드는 재미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그에 따라 비슷한 제품과 서비스가 세상에 너무 많아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의 경쟁력은 '확실한 문제의식'에 있다. 그리고 이 문제가 나 말고도 많은 사람들(소비자)에게 공감이 가야 한다.

 

성공하는 서비스/제품은 내가 팔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구매하고자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지난 2년간 뉴스레터를 발행하면서, 시장에서 잘 팔리지 않는 제품을 무작정 '이렇게 좋은데 왜 안 사요? 한 번 사보세요.'라고 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점을 배웠다.

 

중요한 점은

1) 우리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2) 그 문제를 다른 사람들도 문제라고 생각하는지
3) 우리는 그 문제를 현실적으로 해결할 대안(혹은 기술)이 있는지
4) 다른 사람들도 우리의 대안이 옳다(혹은 최선)고 생각하는지

를 데이터로 파악하고, 그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것 같다.

 

CASE STUDY 서비스 기획 편은 이론적인 강의도 좋았지만, 내가 어떤 기획자가 되어야겠다를 고민하게 되는 지점이나 나의 강점을 어떻게 살리면 좋을지 현실적으로 생각해 보게 만드는 지점들이 참 좋았다. 그리고 각 강의마다 승훈 님이 준비한 과제를 진행하고 그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 굉장히 유익했다. 특히 재밌게 한 과제는 '본인이 관심 있는 서비스 1개와 경쟁사 1개를 골라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를 작성하기''내가 선택한 서비스의 고치고 싶은 부분을 발견하고, 개선 방안 제안하기'였다.

 

예시) 썸원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

 

나는 커플 연애 다이어리 어플 '썸원'을 관심 있는 서비스로 선정하고, 경쟁사로 '비트윈'을 골랐는데 자세한 내용은 승훈님의 피드백을 기반으로 보완해서 글로 풀어보려고 한다. 무엇보다 이 과제를 진행하기 위해 나의 스마트폰 속 수많은 어플 중 하나를 선정하고, 여러 사이트에서 서비스에 대한 시장 조사, 소비자 의견 등을 찾아보고, 내가 직접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아쉬운 점을 고민하고 이를 해결할 대안을 제시하는 모든 과정이 즐겁게 몰입한 경험이 되었다.

 

CASE STUDY 21기 서비스 기획 편은 기획자의 역량이나 다루는 문서, 요즘 경향을 알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현직자분들을 만나는 건 언제나 떨리기도 하지만,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