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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를 디깅하다

사이사이 뉴스레터 6: 홍보 채널이 많다고 해서 무조건 득은 아니다

by 김소울 2025. 3. 23.

약 1년만에 블로그 글을 적는다. 작년은 갑자기 바빠진 실험 진행과 후속 연구로 인해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보다 인생 살기 힘들다는 생각이 더 컸던 해였다. 올해는 사람에 치이는 것보다 글에 치이는 일이 많은 편이다. 
 
오랜만에 적어보는 콘텐츠는 애정을 담고 만들었던 뉴스레터에 대한 회고이다. 비교적 최근에 작성한 내용은 '뉴스레터에서 돈 벌려고 구독자 200명을 날려버린 썰'이다. 궁금하면 아래 링크를 참고하기 바란다. 오늘은 뉴스레터 홍보를 위해 여러 채널을 생성했지만 3개월 만에 중단하게 된 과정을 이야기할 예정이다.
 

2024.01.24 - [프로젝트를 디깅하다] - 사이사이 뉴스레터 5: 돈벌다가 뉴스레터 구독자 200여명을 잃은 썰

 

사이사이 뉴스레터 5: 돈벌다가 뉴스레터 구독자 200여명을 잃은 썰

뉴스레터의 수익 모델은 어떤 것일까? 뉴스레터의 목적에 따라 다르지만, 사이사이 뉴스레터는 수익 모델이 없는 상황에서 시작한 프로젝트였다. 돈을 벌자고 시작한 프로젝트가 아닐뿐더러,

products-with-soul.tistory.com

 
 


"이거 참 좋은데... 사람들에게 알릴 방법이 없을까?"

2022년 9월, 나는 뉴스레터의 PO(Project Owner)로서 우리의 콘텐츠를 더 널릴 알릴 수 있는 채널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과거 인터뷰 동아리 활동 당시 선배들이 '수장이 인싸여야 한다','수장이 유명해야 홍보가 쉽다'라고 말했던 것이 떠올랐다. 당시에는 그 말의 의미를 체감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그 말이 갖는 현실성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아무리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도 사람들 그것의 존재조차 모른다면 결국 잊히고 만다.
 
그러나 입학한지 한 학기밖에 되지 않은 대학원생이 갑작스럽게 외부로 나가 얼굴을 알리며 홍보하는 것은 나에게 심리적으로 큰 부담이었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브런치 채널 운영과 카카오톡 뷰 개설이었다. 이 두 채널을 통해 뉴스레터로의 유입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브런치를 운영한 목적은 명확했다. 첫째, 뉴스레터 구독자를 증가시키기 위함이었고, 둘째, 먼 미래에는 콘텐츠를 책으로 출간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기 위함이었다. 
 

브런치 작성 가이드라인 일부

 
나는 어떤 프로젝트를 기획할 때, 우선 목적을 명확히 정의하고, 그에 따른 세부 업무와 타인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설계하는 편이다. 브런치 운영 기획서를 작성할 때도 목적을 서두에 명시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업무 목록을 정리했다. 이러한 업무 방식은 팀원들에게 해야할 일을 설명하는 데도 수월했다.
 
브런치라는 플랫폼이 낯선 팀원들을 위해 계정을 개설하고, 1차 가이드라인을 제작했다. 이 과정에서 떠오른 여러 질문들은 노션 페이지 하단에 정리했고, 팀원들의 의견을 노션 댓글로 수렴한 후 이를 회의 시간에 조율해 최종 가이드라인으로 다듬었다. 브런치 운영은 뉴스레터를 직접 작성·발송하던 레터팀에게 할당하였고, 당시 업로드했던 콘텐츠는 지금도 브런치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내가 1차 가이드라인을 제작하면서 한 고민들

 
새로운 업무가 생기면 팀 내 누군가는 그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다만 기존 뉴스레터 업무와 학업 또는 현업을 병행하는 팀원들에게는 새로운 업무가 분명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팀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브런치에 게시할 글은 기존 뉴스레터의 내용을 구조만 수정하여 발행하기로 하였다.
 
또한, 브런치 운영을 시작한 시점이 뉴스레터 발행 10개월 차였기 때문에, 이전에 발행된 모든 콘텐츠를 업로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대신, 기존 콘텐츠 중 오픈율이 높았던 글을 선별하여 브런치 업로드 계획을 수립하였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나는 콘텐츠의 퀄리티만큼이나 유통 경로의 설계와 실행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하였다. 무엇을 만드는가만큼, 어떻게 알릴 것인가 역시 PO가 고민해야 할 중요한 과제라는 점에서 이 시기는 매우 의미 있는 전환점이었다.
 

https://brunch.co.kr/@ae75f8b2130d4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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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runch.co.kr/@ae75f8b2130d4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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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카카오톡 뷰의 존재를 아시나요?"

브런치에 비해 카카오톡 뷰는 PO인 나에게도 매우 낯선 채널이었다.그러나 당시 일부 채널들이 카카오톡 뷰를 통해 뉴스레터를 홍보하는 사례를 발견하면서, 콘텐츠를 꾸준히 생산하고 있는 우리 팀이 이 플랫폼을 시도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팀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먼저 카카오톡 뷰가 무엇인지부터 설명하고, 우리 팀이 왜 이 플랫폼을 활용해야 하는지 논리적으로 설득하였다.
 
당시 내가 판단한 카카오톡 뷰의 주요 장점은 다음과 같다.

  1. 콘텐츠 수익화 가능성: 뉴스레터 콘텐츠만으로도 일정 수준의 수익 구조를 실현할 수 있다는 점
  2. 소셜 계정 연동의 유용성: 나의 서비스 프로필(인스타그램)을 연결하면, 카카오뷰 채널 내 ‘소셜 계정 카드’를 통해 외부 채널 노출이 가능하다는 점
  3. 채널 홈 구성의 자유도: 다양한 운영 채널(예: 인스타그램 부계정)을 홈 탭에서 한눈에 소개할 수 있다는 점

 
다행히 카카오톡 뷰는 기본적인 게시 방법을 노션을 통해 잘 안내하고 있었기 때문에, 팀원들에게 해당 자료를 수월하게 공유할 수 있었다. 다만 플랫폼에 특화된 글 템플릿은 존재하지 않아서 유사한 다른 채널들을 분석하여 자체적으로 디자인을 구상하였다. 이미지와 텍스트를 함께 활용할 수 있는 구조 덕분에 인스타그램 카드뉴스 콘텐츠를 재활용하기에 적합하다는 판단이 들었다.
 

카카오톡 뷰 작성 가이드라인 일부

 
이에 따라 우리는 브런치에 게시한 에세이형 콘텐츠와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한 카드뉴스를 모두 카카오톡 뷰 채널에도 업로드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미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를 재구성하여 활용하는 방식이었기에, 실제로는 업로드의 번거로움만 감수하면 비교적 부담 없이 운영이 가능하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아무리 명확한 목적을 지닌 활동이라 하더라도, 사이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팀원들에게는 업무 추가 자체가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는 점 역시 고려되었다. 가능한 한 이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존 콘텐츠 재가공 중심의 전략을 선택하였고, 실제로도 새로운 콘텐츠 제작보다는 리소스 재활용에 초점을 맞추었다.
 
운영 측면에서도 다양한 기능을 적극 활용하였다. 당시 카카오톡 뷰는 채팅방 자동 응답일대일 상담 기능을 지원하였고, 이에 따라 뉴스레터와 관련된 FAQ를 정리하여 자동 응답 기능을 설정하였다. 일대일 문의가 들어올 경우를 대비해 대응 매뉴얼도 마련해두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실제 운영 기간 동안 어떠한 문의도 들어오지 않았고, 기능이 실제로 작동하는 장면을 경험해보지 못한 채 운영을 종료하게 되었다.
 

채팅방 자동 응답 기능을 위한 사이사이 뉴스레터 FAQ를 정리한 노션 일부

 


"투입되는 시간과 리소스는 유한하다는 점"

브런치와 카카오톡 뷰를 모두 약 3개월간 운영하였으나, 뉴스레터 신규 유입자는 10명도 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운영 효율에 비해 효과가 미미하다고 판단하여 해당 채널 운영은 종료하였다. 더불어 카카오톡 뷰 자체도 2023년 11월 30일부로 서비스 종료되면서, 당시 발행한 콘텐츠는 현재 열람이 불가능하다.


 

다양한 채널을 탐색하는 시도 자체는 좋지만, 콘텐츠 제작에 투입되는 시간과 리소스는 유한하다. 특히 PO의 입장에서 어떤 채널을 도입할 때는 명확한 목표 설정이 필수이며, 가능하다면 수치화된 성과 지표를 함께 제시하여 전략적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해야 한다.

 

가장 아쉬운 점은, 당시 채널 운영의 성과 목표를 수치화하지 않았던 점이다. ‘구독자가 늘지 않는 것 같다’는 팀원들의 정성적 판단에 따라 운영을 종료하게 되었는데, 만약 돌아간다면 “3개월간 브런치 혹은 카카오톡 뷰를 통해 유입된 신규 구독자가 15명 미만일 경우 운영을 재고한다”와 같이 사전에 기준선을 명확히 설정했을 것이다. 그렇게 했다면 이후의 판단도 보다 명료하고 설득력 있게 이루어질 수 있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