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사이 뉴스레터는 2년 동안 온라인으로 운영한 사이드 프로젝트이다. 1기, 2기, 3기 팀원 모두 노션과 카카오톡, 잔디 협업 툴을 활용해서 활동했는데, 이 과정에서 사이사이 구성원이 5명 → 3명 → 8명 → 5명으로 변하는 경험을 했다. 온라인에서 프로젝트 팀원을 잘 구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오늘은 사이사이 팀이 경험한 2번의 리크루팅에 대한 이야기이다.
"2명이 나갔다고 2명을 뽑진 않았다."
처음으로 사이사이 팀이 리크루팅을 준비한 것은 2022년 5월이었다. 뉴스레터 발행 4개월 만에 팀원이 5명에서 3명으로 줄었다. 우리 팀은 2명이 나갔으니 2명을 뽑자는 논리가 통하지 않는 팀이었다. 2개월 간의 업무 로테이션을 통해 업무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었고, 나를 포함한 에디터들이 당시 대학생이었기에 시험 기간과 뉴스레터 발행을 병행하는 상황에서 리크루팅까지 진행하는 것이 오히려 리스크가 컸다.
우리는 이 상황을 기회로 보았다. 뉴스레터는 1명이 운영하는 것도 큰 무리가 없다. 그러나 사람과의 소통을 원하는 사이사이 뉴스레터 특성상 뉴스레터 제작 인원이 많아지면 시도할 수 있는 콘텐츠가 많아지는 것이 이점일 뿐이었다. 따라서 뉴스레터 업무를 에디터 3명이 진행할 수 있는 수준으로 재정비했고, 중간고사가 끝나는 5월이 될 때까지 3인 체제로 진행하다가 반드시 필요한 업무가 있는데 3명이서 하기가 어렵다고 판단이 되면, 그때 리크루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리크루팅에 진심을 담았다."
막상 3인 체제로 뉴스레터를 운영하다보니 새롭게 하고 싶은 일,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한 일들이 생겼고 그에 맞는 리크루팅을 준비하게 되었다. 소모임 운영하듯 간단한 서류로 팀원을 선발할 수 있었지만 심리학과 출신 에디터가 대중에게 심리학 지식을 올바르게 전달하고, 소통의 부재를 해결한다는 비전을 이루는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리크루팅에 진심일 수밖에 없었다. 특히 사이사이 뉴스레터는 사이드 프로젝트였지만, 종료 기간을 정해두지 않고 달리는 프로젝트였기에 리크루팅도 기업에서 사람을 채용하는 것처럼 정성스럽게 준비했다.
큰 체계 없이 신속한 리크루팅을 진행했다면, 절약된 시간만큼 다른 일들을 해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체계적인 준비를 통한 리크루팅을 한번 하고 나니, 다른 팀원들도 보완점을 잘 찾아내서 다음 리크루팅을 더 원활하게, 또 다음 리크루팅은 더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사이사이 팀은 진심을 담은 리크루팅을 어떻게 준비했을까?
1. 사이사이 팀만의 평가기준 마련하기
리크루팅을 위해 우선적으로 공통 평가기준과 포지션별 평가기준을 마련했다. 평가기준을 정하는 방법은 팀원 각자가 사이사이 뉴스레터를 운영하면서 가장 필요한 자세, 역량이 무엇인지 고민한 후 토의하여 결정했다. 포지션별 평가 기준의 경우에는 레터 발행 팀장이 있는 경우에 레터 발행 팀원을 선발하는 과정이라면 팀장이 작성한 평가기준을 최대한 존중하는 방향으로 진행했다.
이때 업무 로테이션 제도의 덕을 많이 보았는데, 서로가 팀에서 필요한 업무가 무엇인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보니 포지션별 리크루팅을 수월하게 준비할 수 있었다. 서류 평가는 사전에 마련한 기준에 따라 서류 평가표를 엑셀로 제작하여 진행하고, 면접을 보기에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사람들만 선별하여 1:多 형식의 2차 면접을 진행했다.
2. 리크루팅용 페이지 제작하기
사이사이 뉴스레터는 처음에 수익화를 고려하지 않았던 사이드 프로젝트였기에 팀원들에게 금전적 보상을 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다보니 외적 보상 없이 뉴스레터에 참여할 사람이 필요했고, 근본적으로 사이사이의 비전에 공감하는 사람이어야 했다. 그래서 우리 팀은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 팀은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지 지원자에게 자세히 알려줄 필요가 있었다. 이를 위해서는 리크루팅 내용을 담은 페이지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와, 브런치/카카오페이/왓챠/티빙 등 기업 채용 공고를 참고하여 사이사이 뉴스레터만의 리크루팅 페이지를 제작했다.
특히 기업들의 채용 공고는 포지션별 세부 내용을 작성할 때 큰 도움이 되었다. 기업이 그동안 해온 일들을 정리해 둔 부분이 인상 깊어서 우리는 사이사이의 지난 뉴스레터를 리크루팅 페이지에 첨부했다. 이 덕분인지 의도하지 않게 뉴스레터 리크루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구독자가 증가하는 효과를 보았다. 그리고 열심히 만든 리크루팅 페이지와 지원서 양식은 향후 사이사이 모니터링단 리크루팅과 사이사이 3기 리크루팅에서도 활용되었다.
3. 리크루팅에서 우리 팀의 성격을 드러내기
사이사이 팀의 리크루팅은 1차 서류, 2차 면접이 있었다. 서류 지원서를 준비할 때 팀원들과 치열하게 토의한 내용이 있었는데 지원자의 정보를 어디까지 받을 것인지에 관한 것이었다. 일반적으로 리크루팅은 실명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지만, 사람들을 연결하자는 비전을 가진 사이사이 팀은 서류 평가에서 지인이 지원했다는 이유로 가산점을 주는 일을 배제하고 싶다는 의견이 강했다. 하지만 익명으로 지원받기에는 신원 확인이 어렵다 등의 리스크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직관적으로 보이는 이름 대신 팀원이 된다면 사용할 닉네임을 기재하도록 했다. 그리고 신원 확인과 리크루팅 관련 안내를 위한 최소한의 개인 정보(전화번호, 이메일, 대학교, 전공)를 수집했다.
지원서는 word 파일이었기 때문에 닉네임으로 지원자를 평가하는 것이 가능했고, 덕분에 지원자의 기본 배경보다 제출한 답변에 집중한 평가가 가능했다. 2기 리크루팅 때 실수가 하나 있었는데, 지원자 이름이 김소울인데 지원서 파일을 전송한 이메일이 soulkim@gmail.com 이라면 지원서를 수합하는 팀원은 지원자의 실명을 불가피하게 알게 된다는 점이었다. 우리 팀도 이를 지원서가 들어오기 시작할 때 알게 되어, 3기 리크루팅은 온라인 폼을 통해 수집함으로써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했다.
면접의 경우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사이사이 2기 리크루팅은 모두 비대면 면접으로 진행했다. 비대면 면접은 지원자의 집중이 분산되는 것을 방지할 필요가 있었고, 우리 팀은 면접의 분위기가 압박보다는 커피챗 형식의 대화를 원했다. 그래서 조금 독특하게 1:3이지만 1:1 같은 면접을 기획했다. 질문을 [도입 질문 → 공통 질문 → 개별 질문 → 확인 질문 → 종료] 프로세스로 구성하고, 질문별 면접관을 지정하여 해당 면접관만 캠(CAM)을 키고 나머지 면접관은 캠을 끈 상태로 답변을 듣는 방식이었다.
합류한 2기 팀원들에게 들은 이야기로는 이러한 면접 방식이 면접자와 지원자가 직접 대화하는 느낌을 줄 수 있긴 하지만, 1:1이라는 느낌이 더 부담으로 느껴진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이후 3기 리크루팅은 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는 상황이 되어, 편안한 분위기의 커피챗 형식으로 기획하여 넓고 밝은 분위기의 공간을 대관하고 지원자들에게 음료를 제공했다.
면접 방식의 경우에는 질문을 크게 2개의 파트로 나누어 첫 번째 방은 1:1로 아이스 브레이킹 및 기본 정보를 확인하는 질문을 주고, 두번째 방은 1:2로 개별 질문과 확인 질문 등을 진행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마찬가지로 합류한 3기 팀원들에게 피드백을 받았는데, 면접관이 바뀌는 것이 약간 리프레쉬가 되었다는 팀원도 있었지만 오히려 더 긴장이 되었다는 팀원도 있었다. 이러한 방식으로 사이사이 팀은 일반적인 리크루팅을 따르기보다, 사이사이 팀만의 분위기를 넣으려고 노력했다.
4. 우리 팀이 될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홍보하기
리크루팅을 홍보하는 과정은 조금 까다로웠다. 지원자격은 공통적으로 심리학에 관심 있는 20대 대학(원)생이나 직장인이었고 포지션별로 원하는 역량이 달랐기 때문에 팀원이 될만한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홍보하자! 가 목표였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대학(원) 생이 있는 에브리타임과 캠퍼스픽, 사이드 프로젝트 구인 사이트에 업로드했고, 지리적으로 가까운 위치에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는 의견을 반영하여 학교 근처 당근마켓 게시판에도 공고를 올렸다. 그리고 가장 구하기 어려운 포지션이 디자이너였기에 디자이너 커뮤니티를 직접 찾아 글을 올렸다. 구글에 '사이사이 뉴스레터', '사이사이 뉴스레터 모집'을 검색하면 지난 리크루팅 공고를 볼 수 있다.
5. 신입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준비하기
사람을 뽑았다고 해서 바로 일을 시킬 수 없다. 단기 알바일지라도 사람이 들어오면, 이 일이 무슨 일인지 간단하게라도 설명하고 일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인수인계가 있다. 사이사이 팀은 기존 3인에서 추가로 5인을 선발하면서 갑자기 8인 체제가 되었다. 이처럼 기존 인원보다 합류 인원이 많게 되면, 합류한 팀원들에 의해 뉴스레터의 성격이 완전히 바뀔 위험이 있다.
주객전도를 방지하고자 아이스 브레이킹 겸 OT를 2회 진행한 후, 포지션별 교육과 뉴스레터 분석 스터디라는 신입 교육 프로그램을 철저하게 준비했다. 뉴스레터를 만들겠다고 들어온 팀원들 중 뉴스레터가 아직 익숙하지 않은 팀원들이 꽤 있었다. 합류한 팀원들에게 뉴스레터가 무엇인지 알아서 공부하고, 팀에 적용하라는 것은 사이드 프로젝트 특성 상 무리한 요구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제공한 뉴스레터 분석 스터디를 진행했다.
첫 번째 분석 스터디는 본인이 흥미롭게 읽은 뉴스레터 2개와 사이사이 뉴스레터를 직책별로 분석하는 것이었다. 이때 신입을 위해 직책별 질문을 따로 마련한 것이 해당 직책의 관점에서 뉴스레터를 바라보게 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두 번째 분석 스터디의 경우에는 사이사이 뉴스레터에서 본인의 직책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제안(기획서 작성)하고,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것이었다.
뉴스레터 분석 스터디가 좋았던 점은
1) 팀원 전체가 스터디에 참여하여 합류 초반에 일하는 방식과 팀의 합을 맞춘 것
2) 뉴스레터가 낯선 팀원들이 뉴스레터를 공부할 기회가 된 것
3) 팀원들이 제안한 내용을 실제로 뉴스레터에 반영한 것
이었다.
나는 PO로서 항상 팀원들에게 어떠한 보상을 줄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해왔다. 나의 경우에는 '심리학으로 사람들을 연결하고 싶다'는 나의 인생 비전을 실천하는 활동이라는 점에서 즐거움을 느꼈고, 이것이 물질적 보상 없이도 뉴스레터를 운영할 동기가 되었다. 그러나 팀원들에게 사이사이 뉴스레터는 내가 부여하는 만큼의 가치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리크루팅을 준비하기 이전까지는 팀원에 대한 보상을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그러나 실제로 내 울타리 밖에서 팀원들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무료 뉴스레터를 운영하는 팀원들에게 어떠한 보상을 제공할 수 있을지 꾸준히 고민했던 것 같다. 이 과정에서 창업을 고민하기도 하고, 뉴스레터로 얻을 수 있는 광고 수익에 대한 정보도 찾아봤던 기억이 난다. 현실적으로 내가 팀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가장 큰 보상은 성취감과 좋은 팀원이었다. 자신이 뉴스레터를 운영하면서 어떠한 결과물을 만들었다, 일정 수치를 달성했다는 것이 팀원들에게 줄 수 있는 보상이었기에 지속적으로 팀원들의 기여도를 높이는 방법을 고민했다.
"팀원이 늘어나면, 의사결정은 어떻게 해야할까?"
팀원이 늘어나게 되면 예상되는 가장 큰 문제는 의사결정 과정이다. 3인 체제였을 때는 문제 상황이 발생하면 3명이 빠르게 카톡방에서 대화를 나누거나, 같은 학교 같은 학과를 다녔기 때문에 과실에서 모여서 빠른 결정을 내리는 것이 가능했다. 그러나 팀원의 수가 절대적으로 늘어나고, 그 인원이 다른 지역에 거주한다면 협업 툴을 사용한다고 해도 신속한 의사결정은 어려워진다.
그래서 리크루팅을 진행하기 전, 우리 팀은 회의가 필요한 경우와 회의가 필요 없는 경우를 구분하여 의사 결정 방법을 약속했다.
1) 회의가 필요한 경우
이러한 경우에는 회의에 참석한 인원을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하되, 회의 미참여자들을 존중하여 사전에 회의 안건을 노션에 게시함으로써 미참여자들이 자신의 의견을 기재할 수 있도록 했다.
2) 회의가 필요 없는 경우
이러한 경우는 주로 ‘카드뉴스 피드백’이나 ‘뉴스레터 1차 발송 피드백’처럼 반복적인 뉴스레터 제작 업무에 대한 피드백이었다. 온라인으로 업무를 진행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직관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가'이다. 온라인은 비언어적 의사소통 없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의사소통 과정에서 오해가 생기기 쉽다.
그래서 메세지 상단에 [A 안건 피드백 / N월 N일 N시까지 / N명]이라고 표시하기로 약속했다. 이는 팀원들에게 A 안건에 대한 피드백 마감 날짜와 의사 결정에 필요한 최소 인원을 제시하여, 필요한 피드백 인원과 날짜를 파악하고 일을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모두를 만족시키는 의사결정은 없다'는 마인드였다. 사람이 모여서 하는 일은 어떠한 문제라도 발생하기 쉬운 상황이다. 그렇기에 문제 상황이 너무 고통스러워도, 결국에는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팀원을 리크루팅 하는 과정에서 느낀 점은 리더는 팀원이 늘어날 때 방관자가 발생하기 쉬운 상황을 대비하고 팀원 각각의 기여도를 유심히 살펴보아야 한다는 점이다. 기여도가 낮은 팀원이 있다면 '리더가 도와줄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일을 하면서 아쉬운 부분은 없는지', '앞으로 이 팀에서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등 원온원을 통해 긴밀한 대화를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팀을 운영하면서 혼자 해결하기 힘든 고민이 있다면 요즘 오픈채팅방이 잘 되어 있으니, 리더분들이 계신 오픈채팅방이나 홀릭스 채널에 정중하게 조언을 요청하는 것도 매우 좋다.
다음 편은 수익화, 세금과 거리가 너무 멀었던 심리학과 출신이 뉴스레터에서 첫 광고를 받으면서 경험한 어려움을 공유할 예정이다. 참고로 우리 팀은 첫 광고를 발행한 덕분에(?) 구독자 수가 당시 680명에서 400여 명으로 줄어드는 흥미로운 경험을 했다...
'프로젝트를 디깅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G*Power 사용, 어떻게 하는 거지? (0) | 2024.03.12 |
---|---|
사이사이 뉴스레터 5: 돈벌다가 뉴스레터 구독자 200여명을 잃은 썰 (0) | 2024.02.06 |
사이사이 뉴스레터 3: 업무 로테이션 제도와 협업 툴 (0) | 2024.01.20 |
사이사이 뉴스레터 2: 팀의 합을 맞추고, 콘텐츠를 기획하는 과정 (0) | 2024.01.16 |
사이사이 뉴스레터 1: 내가 뉴스레터를 만든 이유 (0) | 2024.01.12 |